LG전자는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13조3708억원의 매출과 10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2일 발표했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경쟁업체인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 등을 제치고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톱 3'로 발돋움했다. 이 회사의 4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전 분기의 5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8%로 1%를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각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 심화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49조3330억원과 2조133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LG전자가 2조원 이상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대폰을 맡고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4조926억원의 매출과 21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휴대폰 분야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의 절반 수준인 5.2%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지난해 휴대폰 판매량은 1억70만대로 모토로라(9990만대 예상)와 소니에릭슨(9660만대)을 넘어섰다.

휴대폰을 제외한 분야의 실적은 대체로 저조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디스플레이(DD) 사업본부와 백색가전을 만드는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는 각각 139억원과 61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두 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각각 160억원과 1343억원의 영업흑자를 올렸다. 광스토리지 사업 등을 맡고 있는 디지털미디어(DM) 사업본부의 영업이익도 3분기 366억원에서 4분기 37억원으로 감소했다.

정도현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경기침체에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올해 사업계획의 핵심"이라며 "현금 유동성을 늘리는 데도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올해 1분기 가전,TV,휴대폰 등 주요 제품 수요가 미국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백색가전과 TV 수요는 전년 1분기보다 각각 20%와 28%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휴대폰 수요 역시 같은 기간 3~4%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형석/안정락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