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GM이 판매대수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기는 78년만이다. 이와 관련,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GM이 도요타에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은 '고비용 저효율' 회사를 만든 노사의 합작품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GM은 21일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11% 줄어든 835만5947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897만2000대를 팔았다. 2007년보다 4% 감소했지만 GM보다 61만6053대 많다. 교도통신은 "세계적인 경기악화로 도요타나 GM 모두 실적이 악화됐지만 GM의 판매 감소폭이 더 커 도요타가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GM은 왜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뺐겼나' 기사에서 GM의 몰락은 장기간에 걸친 경영실패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시장 위축과 고유가도 한 요인이나,그보다는 수십년에 걸친 '전략 미스'가 파국을 몰고왔다고 지적했다. GM의 실패는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고 점유율(52%)을 기록했던 1962년부터 시작됐다는 게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GM은 만들기만 하면 제품을 사주는 충성스런 미국 소비자들에게 안주해 기술개발을 소홀히 했다. 결국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에 시장 주도권을 뺐겼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다'는 말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미국 소비자들은 GM에 성원을 보냈다. 하지만 GM은 소비자들을 위한 환경친화적 신차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고,가격인하 경쟁을 펼치지도 않았다. 대신 매출과 이익이 많이 나는 대형차 생산에 몰두,중소형차와 환경친화적인 신차로 승부를 건 도요타에 밀리게 됐다.

비즈니스위크는 노조의 도덕적 해이도 GM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과도한 임금과 연금,의료보험 등을 따내면서 '저효율 고비용' 구조가 정착됐다. '빅3'의 노동계약서에는 일시 해고됐을 경우 급여의 90% 정도를 받도록 돼있다. 일시 해고 기간이 지나 직장에 복귀하지 못할 경우 '잡 뱅크'라는 휴직자 조합에 등록돼 회사로부터 급여의 100%를 받을 수 있다. 도요타에 없는 제도들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