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새로 출범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정책방향을 모니터링하고 침체된 시장상황의 변화를 냉철히 분석한다면,팽배한 보호무역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서울 강남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미 신정부의 통상정책 방향과 우리 기업의 대응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오바마 정부가 미국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치밀한 논리와 정당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고,단순히 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이라고 걱정만 하기 보다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잘 감시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세년에서는 최근 미국의 경제위기와 산업별 미국의 경제적 상황과 새로운 행정부와 의회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점검하고,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자동차,금융 등 주요 산업의 현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미국 금융산업 구조조정 전망을 발표한 김자봉 수석연구위원(금융연구원)은 “패닉(Panic)은 지나간 것으로 보이나 금융·실물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위기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나 오버슈팅의 가능성도 있다”며 “위기극복은 버블균형조정과 글로벌 신성장동력 확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식 CSM 월드와이드 차장은 “미국 빅3 중 GM과 포드만 생존할 가능성이 높으며 총 1100만대 생산이 가능한 설비의 가동률이 2009년 50% 초반대로 떨어져 6백만대에도 못미칠 것”으로 분석했다.그러나 크라이슬러의 퇴출,GM의 브랜드 매각,포드의 소형차 생산 확대 등 유연성 강화를 통해 2012년부터는 가동률이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신정부의 통상정책 방향을 설명한 자리에서 정재화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오바마 정부가 보호무역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USTR(미무역대표부)을 포함한 내각과 백악관의 주요 인사들,대통령의 개인 자문단은 중도성향의 자유무역주의자들”이라고 평가했다.정 실장은 “한·미 FTA 재협상 아직 공식 요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하며 비준을 위해서는 양국 기업들과 국민 다수가 원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제2세션에서는 무역구제,지적재산권,노동,환경,경쟁 등 주요 분야에서 정책방향을 점검했다.

무역구제분야 발표에 나선 조노석 서정 회계법인의 회계사는 “실질적으로 보호무역과 공정무역의 구분이 모호해 공정무역을 명분으로 보호무역 성향을 띌 수 있다”고 전망했다.그러나 무역구제조치의 주 타킷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부시 행정부 때보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제재조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재권 분야 발표에 나선 정경석 법무법인 세화의 변호사는 “오바마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의 기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재권 보호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지재권 보호 뿐만 아니라 혁신과 투자를 저해할 수 있는 저작권과 특허법 체제를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미 업계가 강력한 지재권 집행을 주장하는 진영과 자유무역 흐름을 저해하는 보호를 비판하는 진영으로 나눠져 있다고 분석한뒤 신정부가 강력한 지재권 보호와 이익균형적 의제를 동시에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오바마 정부가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저탄소연료기준 등 표준 제정에 나서고 있어 공정무역 강화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호재이나,제품의 환경기준이 강화돼 에너지효율 향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심영섭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WTO 출범 후 선진국들은 국제적 반경쟁행위 단속에 나서 경쟁법의 역외적용이 확산되고 있는데 미국도 이를 통해 국제카르텔 공모기업과 개인을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미국 경제정책방향을 평가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