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개 건설 · 조선사에 대한 은행들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건설사 37개,조선사 6개 등 43개사가 우량기업인 A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3개 건설사와 10개 조선사 등 53개사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기업인 B등급으로 평가됐다. 금융감독당국과 채권단은 B등급으로 분류된 기업이 신규 자금 지원시 등급을 재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111개 평가대상 기업 중 A등급 38%

100대 건설사 중 92곳과 19개 중소 조선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은행권의 신용위험평가는 기업을 A(정상) B(일시적 유동성 부족) C(부실 징후) D(부실)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여기서 A등급을 받은 건설사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태영건설 등 모두 37개사다. B등급으로는 43개 건설사가 선정됐다. C등급은 경남기업 등 11개,D등급은 대주건설이다.

조선사 중에선 A등급 6개,B등급 10개로 나타났다. 건설 · 조선사 111곳 중 38% 선인 43개사만이 유동성 위기가 없는 우량기업으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B등급 기업은 신규 자금을 요청할 경우 재평가가 이뤄진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 여신 사후관리 차원에서 자구계획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프리워크아웃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중공업 퇴출 월말로 연기

채권단은 21일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퇴출대상으로 분류된 C&중공업과 관련,우리은행 메리츠화재 등 채권단은 이날 회의를 열어 월말까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최근 채권단에 C&중공업을 인수(M&A)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며 "제안의 진실성을 검토하기 위해 워크아웃 중단을 설 이후로 연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 대상 편입에 반발하던 C등급 11개 건설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각사별로 자구계획서 제출과 채권단 협의를 진행할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착수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 이들은 채권단의 정밀실사에 대비하는 한편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계획서를 작성하고 이후 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2차 구조조정,2월 중순이면 결판


건설 · 조선사에 대한 2차 구조조정 작업이 착수됐다. 은행연합회는 시공능력 100~300대 건설사 중 여신 50억원 이상의 건설사 94개사와 1차 평가에서 제외됐던 14개 중소 조선사를 대상으로 2차 구조조정 평가에 나서기로 하고,구체적인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TF를 만들어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평가대상이 1차 구조조정과는 달리 중소 업체가 많은 만큼 재무항목 평가 중 안전성 항목인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등을 일부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나면 새로 만들어진 평가기준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본격적인 2차 구조조정을 시작하겠다"며 "2월 중순께면 2차 구조조정 대상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익스포저 16조원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결정된 16개 건설 · 조선사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은 건설사 3조8000억원,조선소는 환급보증(RG)을 포함해 3조원 등 7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만 9조7000억원에 이른다. 위험에 노출된 규모가 최대 16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대손충당금 추가 부담액 기준으로 건설 1조6500억원,조선 5800억원으로 은행들의 부담이 2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발표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발표된 대손충당금 추가 부담액은 PF 우발채무를 감안한 것이지만 PF 우발채무 규모는 실사를 거쳐 산정한 정확한 액수라기보다 현재 여신 분류 기준에 따라 대략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