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또다시 경기부양책을 쏟아낼 태세다. 미국에 이어 독일 영국 등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 인도 호주 중국 등도 추가 부양책을 준비중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으로 예상되는 경기침체에 대응키 위해 지난 연말연시를 전후로 이뤄졌던 글로벌 경기부양 공조가 2라운드에 들어선 모습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2% 성장이 예상되면서 최대 168억달러의 대규모 부양책을 준비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15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데 이은 것으로,이번주안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지원과 인프라사업 조기추진 등이 골자다. 또 사상처음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하고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1억3400만달러 규모 수쿠크(이슬람채권)도 발행할 계획이다.

인도도 지난 연말과 연초 두 차례에 걸쳐 부양책을 내놓은데 이어 올해 목표로 내세운 7% 성장률 달성을 위한 3차 부양책을 서두르고 있다.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은 19일 "이달 31일 이후에 새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며 "작년 한때 1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5%대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호주도 지난해 10월 104억호주달러(9조6000억원)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은데 이어 더 큰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검토중이다. 케빈 러드 총리는 19일 전략적우선순위 · 체재정위원회(SPBC)를 소집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감세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도 지난해 11월 4조위안(800조원)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데 이어 3월 이전 추가부양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연초부터 자동차와 철강 등 10개 핵심산업에 대한 육성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발표되는 22일께 추가 금리인하도 유력시된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7%로 추락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도 전 국민에게 1만2000엔(18만원)씩의 현금을 나눠주는 총 2조엔(30조원)의 추가 부양책을 추진중으로,늦어도 3월이전 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 시행에 이어 지난 15일 민주당이 825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마련했다. 2월 중순까지는 의회통과가 예상된다. 독일도 지난 13일 향후 2년간 500억유로(90조4700억원)를 투입하는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한편 금융회사 부실이 여전함에 따라 2차 금융구제책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은 배드뱅크를 설립해 금융사의 부실자산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영국도 지금껏 실시한 5000억파운드(7400억달러) 규모 구제금융에도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은행 부실자산의 추가손실을 보전해주는 내용의 2차 구제금융 방안을 최근 내놨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