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올해 대규모로 돌아오는 부채 상환 문제로 압박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돈을 빌리기 쉬운 때에 많은 대출을 받았다가 상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비자와 주택 소유자들과 마찬가지로 돈을 대거 빌려 쓴 기업들도 올해 대규모 부채를 상환해야 하지만 자금 조달이 쉽지도 않고 비용도 비싸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만기가 되는 기업 대출이 7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미 정부가 마련한 구제금융 액수와 같은 금액이다.

많은 기업들이 그동안 기존의 대출을 다시 돈을 빌려 상환하는 방식에 의존해왔지만 신용시장 경색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이제 몇년 전 같이 싼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없어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와 이익 감소로 악화되는 재무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다.

미 국내선 항공사로는 유일하게 투자등급의 신용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달 4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의 문을 두드렸을 때 얼마나 자금시장 상황이 어려운지를 확인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7대의 보잉기를 담보로 내놓고 10.5%의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2004년에 3억5천만달러를 빌릴 때와 비교하면 금리가 배로 높아졌다.

이 항공사의 로라 라이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것이 현재 시장의 상황"이라며 "우리가 1년 전에 빌렸던 것과 같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신용등급이 나쁜 회사들의 경우는 아예 자금 조달 길이 막혀있거나 빌리더라도 20%에 달하는 고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로 낮추고 금융위기도 다소 진정되면서 투자등급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은 작년 10월과 11월의 최고치에 비해서는 낮아지고 투자자들도 안전한 기업들의 채권에 투자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대출 비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자금시장도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도가 아주 우수한 기업들 조차도 미 정부의 채권 발행 금리보다 5%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하고 신용도가 나쁜 투기등급 회사의 경우 15%포인트를 더 내야 하는 실정이다.

신문은 신용도가 불안한 기업들이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것에 더 취약하다면서 자금을 구하지 못할 경우 도산에 이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