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협상 결렬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위기에 처하면서 대우조선의 주력사업장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와 거제시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지난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보내옴에 따라 이번주 중 최종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본계약 체결시한으로 정한 데드라인(1월말)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상황에서 양측간 입장차가 워낙 크고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어 매각이 무산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8월 모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공기업으로 10여년간 경영을 해왔다.

그동안 원만한 노사관계와 세계적인 조선호황을 발판으로 매출 등 외형은 크게 늘었으나 산업은행 관리체제라는 한계로 인해 일반기업처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조선순위에서도 경쟁기업에 밀리면서 직원들은 한화의 회사인수가 회사가 새롭게 도약해 글로벌 경쟁력을 쇄신하는 계기가 될 것을 강력히 염원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매각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커지자 새출발에 대한 기대 대신 불투명해진 회사경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인수협상이 파국을 치닫는 탓에 올해 사업계획 확정은 물론, 정기임원인사도 늦어지면서 경영차질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옥포조선소의 한 직원은 "아무리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지만 MOU 체결 2~3달만에 변죽만 울리고 회사 인수를 포기하려 하는 것은 책임있는 기업의 자세가 아닌 것 같다"며 "대다수의 직원들은 어떤 방식으로던 회사매각 문제가 하루빨리 마무리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민들도 대우조선 인수를 전제로 한화가 내놓았던 각종 지역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말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전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지역여론에 공을 들여왔고 모두 합해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그룹차원의 지역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한화의 시민들이 많은 기대를 걸어왔었다.

진휘재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지역경제에 엄청한 영향력을 미칠 매각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결렬위기에 처해 거제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실망스럽다"며 "곧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거쳐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