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 사정은 빠듯한데, 쉬는 날은 더 늘었다.'

올해 설 직장인들은 마음이 불편한 우울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설 상여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설 연휴기간은 도리어 늘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명 이상 직원을 둔 254개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설 연휴와 상여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설 상여금은 기본급 기준 73.3%에 불과했다.

2008년(91.3%)에 비해 대폭 감소(18.0%포인트)한 것이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기본급 기준 84.9%)이 작년보다 10.1%포인트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69.1%)은 20.2%포인트 감소해 대기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역시 60.3%로 지난해(67.0%)와 비교하면 6.7%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상여금 지급수준, 지급 기업이 모두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업의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설 연휴는 법정공휴일 기간인 4일간만 쉬는 기업이 가장 많은 것(66.7%)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정공휴일 이외에 추가로 휴가를 실시하는 기업이 30.2%로 지난해(13.6%)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업들이 최근 경제위기에 따른 수요 위축과 생산량 감소에 대응해 설 연휴를 맞아 인건비 절감 등 비용을 줄이려고 직원들에게 임시(특별)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