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새 시게이트 등 6개사 CEO 퇴진
WSJ "왜고너ㆍ루이스 등도 위기"

미국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실업률도 치솟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CEO들도 'J(Jobless · 실업)의 공포'에 떠는 양상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시게이트 테크놀로지의 윌리엄 왓킨스 CEO가 교체된 것을 비롯해 지난 8일 새 타이슨 푸드,보더스 그룹,오비츠 월드와이드,치코스 FAS,베베스토어 등 6개 기업 CEO들이 실적 악화나 주가 하락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CEO 조사업체인 스펜서스튜어트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가운데 61개사가 CEO를 바꿨다. 1년 전 56개사에 비해 늘어난 숫자다.

더크 젠터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경기에 CEO 해임 건수는 평시의 두 배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통상 이사회는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지 1~2년 후에 CEO를 교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교체되는 CEO의 수는 작년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제너럴모터스(GM)의 릭 왜고너,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조너선 슈워츠,오피스디포의 스티브 오들랜드,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등이 위기에 처한 CEO들이라고 전했다.

'J의 공포'에 떠는 것은 미국 CEO들만이 아니다. 호주 광산회사 리오틴토의 알루미늄 사업부문 CEO인 딕 에반스는 오는 4월20일 사임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전력회사 겸 알루미늄업체인 노르스크 하이드로의 에이빈드 라이튼 CEO도 오는 3월30일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CEO 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WSJ가 2005년 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CEO를 퇴출시킨 30개 대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 교체 후 회사 주가가 떨어진 곳이 오른 곳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