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대세..전기차.고연비차량 개발 주력

세계 4대 자동차전시회 중 하나인 북미국제오토쇼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막을 올렸다.

생존 위기에 처해 정부 지원을 받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의 자동차 '빅3' 문제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차 판매가 급감하는 암울한 상황에서 열린 이번 모터쇼는 일부 주요 업체가 불참하는 등 근래 들어 가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터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행사 등 과거의 화려함 대신 실속을 택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 전기차나 고연비차량 개발 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이번 모터쇼에서는 친환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선 이번 모터쇼에는 닛산과 미츠비시, 스즈키, 랜드로버, 포르셰 등이 참여를 하지 않았다.

모터쇼 행사에 돈을 쓰는 것보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에 첫선을 보이는 신차도 20여종에 그쳐 최근 몇년 간에 비해 가장 적을 정도로 위축됐다.

자동차사들은 또 어려운 경영환경에 따른 비용 절약을 위해 전보다 '짠돌이'가 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GM의 경우 전시장 바닥을 목재나 타일로 하는 대신 카펫으로 바꿈으로써 100만달러 이상을 절약키로 했고 BMW의 경우도 Z4 스포츠카의 전시공간 치장을 당초 계획보다 줄였다.

대신 자동차사들은 연비 효율을 높인 자동차나 전기차 등 향후 본격화될 친환경 자동차 개발 경쟁에 적극 나섰다.

GM은 이번 모터쇼에 17개 모델의 신차나 개발계획 차량을 선보인 가운데 전기 동력으로 64km를 갈 수 있는 캐딜락 컨버지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GM은 또 리터당 17km를 갈 수 있는 고연비의 미니카를 내년에 유럽에, 2011년에는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은 이와 함께 2011년부터 시보레 볼트를 비롯한 자사의 전기차에 탑재할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미시간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리튬 배터리 기술은 휴대전화나 랩톱 컴퓨터에 널리 쓰이고 있으나 자동차용으로는 여전히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포드도 2011년부터 전기차 판매에 나선다는 'M 프로젝트' 아래 첫해에는 1만대 정도를 생산할 예정이다.

크라이슬러도 2010년에 전기차를 선보인 이후 2013년까지 4종류를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도 전기차인 FT-EV 콘셉트카를 소개하고 친화경차 도입을 서두르기 위해 도심형 전기차를 2012년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또 최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2010년 프리우스도 선보였고 렉서스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았다.

혼다도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를 선보였다.

현대차도 6인승 다목적 차량인 친환경 콘셉트카 i-모드를, 기아차는 친환경차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내놓았다.

자동차사들은 전기차로 향후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구상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배터리로 가는 전기차를 쉽게 받아들일지, 전기차 가격이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지 등은 의문이어서 업체들이 양산할 만큼 충분한 수요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NYT는 전했다.

GM이 내놓을 시보레 볼트의 가격도 4만달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이날부터 13일까지는 언론사 취재진들을 위한 소개 행사로 치러진 뒤 17~25일 일반에게 공개된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