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고무성질 플라스틱 시장 확대
삼성정밀, 식물성 알약코팅제로 고수익



고무처럼 탄성을 지닌 플라스틱,펄프로 만든 식물성 알약코팅제,섭씨 200도 고열에도 녹지 않는 복합수지….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불황 타개의 해법을 찾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 중동 지역 석유화학업체들의 증산 영향으로 범용 화학제품의 공급과잉 현상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 증가에 맞춰 기존 범용 제품 생산공정을 개조하거나 신규 공장을 설립하며 생산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작년 8월 독자기술로 개발한 합성수지 '엘라스토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엘라스토머는 고무 성질을 가진 폴리에틸렌(PE)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범퍼용 충격보강제와 신발 바닥 등 탄력이 필요한 제품에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수지다. 이 회사는 충남 대산공장에 있는 기존 범용 PE생산시설을 개조,연간 6만t 규모의 엘라스토머 양산체제를 갖췄고 내년 말까지 생산규모를 9만t까지 높일 계획이다.

LG화학은 제품 판매 첫해인 작년에만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PE계열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현재 70%에서 오는 2012년에는 10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펄프로 만든 식물성 알약(캡슐)코팅제 '애니코트'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국내외 제약업체들이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들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소 내장을 이용해 만든 젤라틴 성분의 알약코팅제 대신 식물 성분의 애니코트를 찾으면서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애니코트 부문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178억원)의 두 배 이상인 38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정밀화학은 해외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작년 2월 인천 남동공단에 애니코트B공장을 준공,연간 생산규모를 1200t에서 3000t으로 늘렸다.

한화석유화학은 공급과잉인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인 선형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을 개발,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전남 여수공장의 기존 설비를 LLDPE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연간 70억원 이상의 수익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최근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사업부 밑에 있던 복합수지팀을 독립 사업부로 격상시켰다. 내열성이 좋아 자동차 및 소형가전 내 · 외장재로 사용되는 고부가 복합수지 판매를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는 올해 준공되는 중국 둥관 공장의 생산물량을 합쳐 올해 복합수지 매출 목표액을 작년보다 20% 높인 1800억원으로 잡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