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1.5%로 사상 최저…美ㆍ日 이어 '양적완화'도 검토

영국중앙은행(BOE)은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영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4차례 인하되며 연 1.5%로 낮아졌다. 이 같은 금리는 BOE가 설립된 169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BOE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영국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실업률은 급등하는 등 경기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올 경제성장률은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영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영국도 미국 일본에 이어 '양적 완화' 정책을 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날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이 금리가 제로에 근접할 경우 신용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돈을 더 찍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을 수십억파운드 늘리고, 정부가 이 돈으로 민간 부채나 사모펀드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금리 인하에도 영국의 경기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BOE가 2월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기준금리가 1%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금리 인하로 파운드화 가치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15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