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환경변화 이렇게 대응하라

'베트남 유통 시장이 전면 개방되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5년 이상 된 중고차를 수출하지 못한다. 유럽연합(EU) 국가에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의 수요가 급증한다. 'KOTRA는 미국,EU,베트남 등 17개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글로벌 수출여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조사,7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새해 1일부터 유통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베트남에 대형마트 1호점을 내고 기회를 겨냥하고 있지만 시장 개방에 따른 다국적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필리핀의 경우 일본과 맺은 포괄적 경제협정(JPEPA)이 지난해 12월11일 발효되면서 일본이 관세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에 따라 저가를 무기로 이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의 한판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OTRA는 미 · 중 섬유협정 폐지도 주목할 만한 변화로 꼽았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미국으로의 수입이 일정량만 허용되던 면바지,브래지어,수영복,니트 등 34개 중국산 섬유제품은 할당량이 완전히 없어졌다. 저가 중국산 의류제품이 제한 없이 미국 시장에 풀리면 저가로 승부하는 국산 브랜드의 경쟁력도 그만큼 약해지는 셈이다. KOTRA 관계자는 "국내 섬유업체들은 고급 · 고가 브랜드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수출 금지 품목도 늘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자흐스탄은 중고차 수입 규제를 강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로는 제조 후 5년 이상 된 승용차와 경트럭,10년 이상 된 중대형 트럭을 수출하지 못하게 됐다. 카자흐스탄은 버스와 트럭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한해 제조 후 7년 이상 된 중고차 수입을 금지했다.

EU는 오는 9월부터 백열등 판매를 단계적으로 줄여 2012년엔 판매를 완전히 금지할 계획이다. 국내 백열등 제조업체들로서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지만 백열등을 대체할 에너지 고효율 기구를 개발하는 기업들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수입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원산지 표기 규정도 강화되는 추세다. 미국에 차량,의류,원단,가구 등 소비재를 수출하려면 통관 전에 미국소비자제품안전청(CPSC)이 규정하는 안전성 테스트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전자제품,의류,아동용 완구,신발,식음료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해 무역부에 등록된 수입 업자에 한해서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국가 간 무역이나 환경보호와 관련된 각종 제도들이 잇따라 각국에 도입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수출 환경도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