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7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미국 행정부가 미 의회에 비준 요청을 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비준안과 관련 법안을 처리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야간 합의 처리 약속을 깬 한나라당의 비준안 직권상정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상정 강행시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미국의 경우 행정부가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면 의회가 9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재협상 없이 기존 FTA 체결 내용을 그대로 비준받겠다는 입장만 분명해지면 우리도 즉각적으로 동의하고 선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은) 미국측에 실제적 압박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이고 무리한 선(先) 비준을 방지하자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先)피해대책 마련, 후(後)비준안 처리'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소사육 직불금 도입 등 농축수산업 피해대책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따른 파생금융상품 규제감독조치 강화 ▲중소기업 사업전환 대책 ▲제약분야 보호대책 ▲영화 등 문화산업 지원대책 등 5개 분야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재협상 여부와 관련, "미국이 기존 협약 내용 그대로 의회의 비준을 받을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외통위 간사인 문학진 의원은 "기존 한미FTA 협정 내용을 찬성한다는 게 민주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중요한 상황 변화가 있었고 한국 정부의 선비준 후 미국 신정부가 재협상을 요구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손을 봐야 할 가능성 등 여러가지를 열어둔 채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별도성명도 내고 "다른 야당 및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직권상정을 저지하는 등 원내외 투쟁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