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대로 급락

글로벌 경기부양책 효과가 연말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이 잇따라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경기 침체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짧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그동안 증시를 압박했던 외국인의 매물 공세도 연말을 앞두고 일단 수그러지는 양상이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40.03포인트(3.62%) 급등한 1145.87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4일간 139포인트(13.8%)나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5.90포인트(1.85%) 상승한 324.15에 마감,지난달 12일 이후 한 달 만에 320선을 회복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거의 한 달 만에 달러당 1400원 밑으로 내렸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53원20전 급락한 1393원80전에 마감,10월14일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밑돌았다.

지난 주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뉴딜 정책'에 이어 이날 장중에 의회와 백악관이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자동차 '빅3'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대형 호재로 작용,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동반 매수를 부추겼다. 외국인은 9월29일 이후 최대인 33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5226억원어치를 순매수,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가 우려했던 것보다 짧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연말 펀드 환매와 청산을 의식한 헤지펀드들의 주식 매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다 한국 투자 비중을 크게 줄여 놓은 중장기 펀드들이 일부 주식을 되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3.15% 상승했으며 대만 가권지수(4.16%),홍콩 항셍지수(5.59%)도 동반 급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상태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 성격이 짙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박 전무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이고 기업들 실적도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지금 장세는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경기 침체 속 단기 반등)로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