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 GM이 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

포드나 크라이슬러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GM이 가진 현금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고 조만간 대금 지불 능력이 고갈되지 모른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8일 GM에 대한 구제금융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무조건적 구제금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나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지만 GM에 대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구제금융이 이뤄져야 하고 이는 여타 기업들이 정부에 쉽게 손내밀지 못하도록 하는 방패막이 역할도 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경제가 괜찮을 때라면 GM을 부도내는 게 그런대로 참을만하고 유용할 수 있다.

2류의 기업 운영과 과도한 비용을 초래하는 노동력 때문에 사회가 어떤 부담을 안아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일깨워줄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가라앉고 있고 침체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신용도는 28년 이래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

자동차 리서치센터(CAR) 조사에 따르면 GM 부도 사태는 250만명 가량이 최초 1년간 일자리를 잃게 되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론상 미 자동차 `빅3' 중에서 한 곳만 부도가 나도 많은 부품업체들이 함께 쓰러지게 된다.

미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서로 부품업체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업체가 쓰러지면 미국에서 영업중인 모든 회사가 부품 `결핍' 상태에 빠진다.

새로운 부품 공급선을 구하기 전까지 미국내 차량 생산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리서치센터 분석가인 숀 매컬린든은 "차량 한대당 6천개에서 1만4천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부품 하나만 없어도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실업률이 8%대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 25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상황을 알면서도 자유 경제시장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 부도를 감수해야만 한다고 말한다면 어불성설이다.

부도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먼저 채권자들이 자동차 메이저들의 부채를 삭감할 필요가 있다.

미 정부가 구제금융을 결정하더라도 자동차 메이저들은 전체적으로 400만대 가량의 초과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대적인 감원과 공장 폐쇄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GM의 경우 경기 침체나 공장 폐쇄 비용 등으로 250억 달러 정도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GM의 부채는 480억 달러로 부채 삭감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원이 이뤄진다해도 부도를 일시 연장시킬 뿐이다.

GM은 노동 비용을 대폭 줄여야 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GM의 시간당 노동 비용은 지난해의 경우 임금과 연금, 유급휴가, 보험급여 등을 합쳐 71달러에 이르렀고 이는 경쟁사인 도요타의 47달러에 비해 훨씬 높은 상태다.

1979년 지미 카터 행정부가 크라이슬러의 부도를 막아주면서 경영진과 투자자, 노동자 모두가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양보할 것을 고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구제금융이 이뤄진다면 똑같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