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생명수', 재테크 '새판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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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락스(goldilocks) 시대'.양립할 수 없다던 '고(高)성장'과 '저(低)물가'가 환상 조합을 이룬 2000년대 초·중반을 일컫는 말이다. 이때 전 세계적으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함께 올랐다. 게다가 금리까지 낮아 빚내서 주식 사고 집 구입할 수 있는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했다.

그러나 위험한 동거는 깨지게 마련.골디락스의 뒷골목에서 태어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유령이 월스트리트를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전 세계 펀드와 부동산 등 자산가치는 1년도 안돼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골디락스시대는 저물고 그 자리엔 디플레이션(deflation) 깃발이 내걸렸다.

세계 각국은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는 포석이다. 한국은행도 한 달 새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리면서 그 대열에 합류했다. '저금리 시대'가 본격 개막된 셈이다.

글로벌 저금리 정책이 금융위기를 잡기위한 맞불 성격이 강해 당장 효과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론 일부 은행이나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정기예금 막차를 타거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채권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그러나 신용경색이 풀리면 재테크 풍향계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 유동성 랠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젊은 세대는 시간을 갖고 적립식 펀드나 우량주를 차곡차곡 사 모으거나 가격이 많이 낮아진 아파트를 타깃으로 삼을 만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