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의 종류는 △기업을 상대로 하는 명동.강남 사채 △자영업자나 저신용자에게 대출해 주는 급전 대출 △카드깡 및 휴대폰깡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채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명동 시장의 고객은 대부분 코스닥 상장업체들이다. 대출액은 적게는 1000만~20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한다.

명동 사채업자인 A씨(62)는 "기업들의 주식,어음,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 준다"며 "신용평가회사에서 나오는 기업 평가 자료에 의존해 기업을 분석하기도 하지만 명동 시장에 돌아다니는 정보가 더 정확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명동 사채시장의 금리는 웬만한 제2금융권 대출 금리와 맞먹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가장 우량한 A등급 기업은 연 7%,중간인 B등급은 연 10~13%,최저인 C등급은 연 15%를 약간 상회하는 이자를 받는다. 위험이 큰 기업에는 아예 대출하지 않는다. 명동.강남 시장에서 개인 대출은 취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최근 강남권에서는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연 150% 정도 금리의 신용 대출을 해 주는 곳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사채시장은 '급전 대출'이다. 생활정보지나 명함 크기의 전단을 통해 '급전 대출''급한 돈 빌려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하기 때문에 사채업자들 사이에서 급전 대출로 불린다. 서울 영등포,수유리,신촌 등 유흥가가 있는 곳에 퍼져 있다.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적게는 500만원,많게는 4000만~5000만원 정도를 빌려 주고 일수나 월수 형태로 수금하는 것이 이들의 영업 방식이다.

최근에는 경기가 나빠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주부나 대학생들에 대한 개인 신용대출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주로 30만~500만원 정도의 소액 대출이 대부분이다. 급전대출 업자들이 제시하는 이자는 적게는 연 130%,많게는 연 2000%가 넘어간다.

또 다른 형태의 사채로는 카드깡과 휴대폰깡이 있다. 생활정보지에 '카드 대출''휴대폰 대출'이란 광고를 내 고객을 모집한다. 서울 충정로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업자는 "한 번에 20만~100만원 정도 빌려 주는데 문의 전화가 하루 30통 정도 온다"면서 "학생이나 주부,무직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카드깡은 업자와 고객 사이에 채무 관계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카드사 사이에 채무 관계가 생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업자들과 마주칠 일이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카드깡을 한 뒤 해당 카드를 담보로 잡고 돈을 더 요구하는 업자까지 생겼다. 휴대폰깡의 경우 고객이 사용하는 전화기를 업자들이 대포폰으로 둔갑시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전화 요금이 청구되는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