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열대성 폭풍 페이로 인한 정유시설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미 석유재고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사흘간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66달러(1.5%) 오른 배럴당 114.53달러로 마감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31달러(1.1%) 상승한 배럴당 113.2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상승했다.

MF글로벌의 애널리스트 존 킬더프는 원유공급이 110만배럴 감소하고 휘발유 재고는 360만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열대성 폭풍 패이는 플로리다 해안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으나 허리케인급으로 세력을 확대하지 못해 정유시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석유시장은 그동안 패이가 멕시코만 지역의 정유시설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해왔다.

유럽 최대의 석유업체인 로열더치셸은 예방조치로 멕시코만 지역의 근로자 425명을 대피시켰었으나, 이들을 복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현재의 기상예보를 감안하면 패이는 멕시코만 지역의 우리 자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셸의 생산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엑손모빌도 패이의 진로와 영향을 면밀히 관찰해왔으나 멕시코만 지역의 생산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직원들도 대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앨러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부사장은 이날 유가의 상승은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달러화는 미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생산자물가는 27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는 등 경제불안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발표된 영향으로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3시15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유로당 1.4770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0.5%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7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연율 기준으로 96만5천건을 기록, 전달의 108만4천건에 비해 11% 감소하면서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미 노동부는 7월 생산자 물가가 작년 동기대비 9.8%의 상승률을 기록해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