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유가 하락으로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 공포에서 점차 벗어나는 조짐이다. FRB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금리는 상당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2.24달러(1.2%) 하락한 배럴당 119.17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5월2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1일 기록한 최고가(147.27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새 20% 급락했다. 미국 경기 침체 및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소비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20만배럴 증산 효과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NYMEX에서는 연말 전에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한 풋옵션(미리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계약이 두 배로 늘었다. "두 달 안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밀릴 것"(글로벌 인사이트의 사이먼 워델 애널리스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월 인도분 금 가격도 2.4% 하락한 온스당 886.10달러에 거래돼 9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를 반영,FRB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2.0%, 2.25%인 기준금리와 재할인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금리 동결과 유가 하락으로 다우지수는 2.94%,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87% 폭등했다. AIG 씨티그룹 등 금융주들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6일 아시아 증시도 코스피지수가 43.17포인트(2.81%) 오른 1578.71,코스닥지수는 6.65포인트(1.28%) 상승한 525.75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2.63%와 3.12% 올랐다.

템플턴자산운용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유가 하락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공포를 벗고 경기를 부양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박성완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