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주식워런트증권)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도 없습니다.

증거금 없이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고 증시와 상관없이 종목만 잘 고르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곳이 또 있습니까."

전업 투자자인 서원문씨(35)는 ELW 전문 투자자다.

2005년 12월 ELW 상장 때부터 줄곧 ELW 투자를 해왔다.

ELW 투자 대상을 찾다가 유망한 종목이라고 판단되면 주식에도 투자를 하기도 했지만 본업은 순전 ELW 트레이더란다.

그의 올해 수익률은 800%.운용자금 규모가 평균 1억원이므로 반년 새 7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 기간 증시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익률이다.

그는 이 같은 수익률에 대해 "절대 허황된 수익률이 아니며 그동안 뼈저린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라고 잘라 말한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96년 주식 투자를 처음으로 시작했었어요.

그런데 투자를 하는 족족 모두 '깡통(돈이 하나도 남지 않은 계좌)'이 되는 거예요.

외환위기 시기였다면 말도 안 하겠지만 그 전이니 변명도 없었죠.종목을 바꿔 투자를 해봤는데도 마찬가지였어요.

1년도 안 된 사이 3000만원 정도가 사라졌습니다.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모은 돈을 그때 다 날렸어요."

그는 대학졸업 후 컴퓨터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돈을 벌자 다시 주식 투자에 나섰다.

'주식투자 해서 돈 번 사람 없다더라'는 말을 듣자 오기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큰 돈을 벌진 못했다.

그러다가 2005년 ELW를 상장한다는 신문 기사를 읽게 됐다.

주식보다 변동성이 크면서도 짧은 투자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ELW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곤 상장과 동시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의 길로 나섰다.

결과부터 얘기하면 그의 전업으로의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지금 그의 투자자금은 당시보다 3000% 정도 늘어나 있다.

그의 ELW 투자 원칙은 매도 시까지 절대 3일을 넘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각과 달리 주가가 움직이거나 생각보다 크게 올라도 이 원칙은 지킨다.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손실도 클 수 있는 데다 내일 시장이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고,이익이 났다 하더라도 더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공부를 많이 할 것을 주문한다.

그래야 손절매도 쉽다는 것이다.

유망한 투자 후보군을 선정한 뒤에도 며칠간 가격이 얼마에서 움직이고,LP(유동성 공급자)가 그에 맞는 호가를 제시해주는가를 철저히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돌이켜보면 투자에 나서기 전에 공부기간이 길수록 수익률도 컸습니다.

이렇게하면 시장이 예상과 달리 움직여도 자신감이 생겨 다시 들어갈 수 있는 확신이 생깁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예상과 달리 주가가 움직이면 곧바로 패닉상태가 되는 거 아닐까요."

그는 일단 지수형 ELW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시장 변수가 너무 많아서다.

발행되는 종목형 ELW들은 대형주여서 기초자산의 기업이 망할리 없다는 판단도 있다.

신문 기사를 보며 흐름을 읽다가 악재가 나오면 매수 기회를 엿본다.

예컨대 후보군의 종목 중 '파업'이라든지 '소송'이라는 기사가 나와 주가가 하락하면 주저없이 매수한다.

투자 종목은 이동평균선의 120일선이 우상향하고 있는 종목 중에서 고른다.

그는 "그동안 경험상 120일선이 주가 추세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확신했다.

또 전환비율(기초자산 주식 한 주당 ELW 주식 전환 비율을 나타낸 수치)이 높은 종목도 투자대상이다.

ELW가 어차피 변동성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전환비율은 높을수록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보통 당일매수 당일매도를 한다.

그러나 수익이 더 날 수 있겠다고 판단될 때에는 하루 더 보유한다.

다만 다음날 전날 고점을 넘지 못하면 시세에 모두 정리한다.

손절매는 2%를 넘기 전에 한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뉴욕 증시 영향으로 증시가 갭상승(하락)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증시가 방향을 정하고 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ELW 시장이 상장 2년 만에 성장 정체기를 맞고 있지만 ELW 투자자들 사이에선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초기 높은 변동성만을 노리고 들어왔던 묻지마 투자자들이 떠나고 이젠 '선수' 위주로 시장에 남았다는 얘기다.

그는 "변동성이 큰 ELW 시장이지만 투자 시 욕심은 적게 갖는 게 좋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

주식시장의 한 달 목표 수익률이 30%라면 ELW는 50% 선을 목표 수익률로 삼아야 한다는 식이다.

또 레버리지가 큰 만큼 투자자금도 무리한 규모로 운용해서는 곤란하다고 충고했다.

"ELW에 큰 돈을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보통 한 종목에 1000만원 이상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ELW는 권리도 배당도 없습니다.

변동성이 큰 파생상품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욕심을 줄이고 자신만의 확실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 투자하는 것만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잊지마시길 바랍니다."

글.사진=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용어 풀이 >

◆ELW(Equity-Linked Warrant.주식워런트증권)=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 등을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미래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투자상품이다.

살 수 있는 권리는 '콜 워런트',팔 수 있는 권리는 '풋 워런트'라 부른다.

LP(유동성공급자)를 맡은 증권사는 투자자들의 거래편의를 위해 주기적으로 매도·매수 주문을 내며 환금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