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동차'는 어떤 의미일까.

현대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최고의 이동수단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富)와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요즘 자동차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매개체로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지만,같은 자동차를 타는 사람끼리,그리고 그 가족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이 같은 자동차 동호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초보적인 차량 관리 요령부터 복잡한 정비 지식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 공유는 기본이다.

자동차 유지비 절감을 위해 기본 소모품이나 액세서리 공동 구매에 나서는 사례가 흔하고 자동차 제작 결함 등을 동호회 이름으로 따져 보상을 받는 일 역시 드물지 않다.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열어 회원 간 친목을 다지고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모임도 줄을 잇고 있다.

풍광이 멋진 도로를 함께 질주하기도 하고 처음 만난 동호회 회원 가족과 함께 비포장길을 누비며 색다른 경험을 만끽하기도 한다.

이처럼 같은 브랜드나 같은 종류의 자동차를 매개로 휴일이나 여가를 같이 즐기려는 문화가 빠르게 뿌리내리면서 각 자동차 회사들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모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클럽 현대(club.hyundai-motor.com)'는 대표적인 자동차 동호회로 회원이 2만여명에 달한다.

1996년 PC통신에 아반떼ㆍ쏘나타동호회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형성됐다.

올해 독립된 인터넷사이트를 구축한 클럽 현대에는 현재 SOC(쏘나타 동호회) GOG(그랜저XG 동호회) 클럽J2(아반떼 동호회) Santa Fe(싼타페 동호회) 등 차종별로 10개 소동호회가 소속돼 있다.

현대차는 회원 유대의식 고취를 위해 1년에 한차례씩 클럽 현대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한편 국내에서 열리는 모터쇼와 신차 발표회,비교시승회 등에 회원들을 적극 초청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여성 고객을 위한 전용 커뮤니티인 우먼현대(www.woman-hyundai.com)도 운영 중이다.

기아자동차는 홈페이지(www.kia.co.kr)에 동호회 모임인 기아클럽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다.

쏘렌토 뉴스포티지 등 4개 차종 동호회가 이곳에서 활동 중이고 카렌스와 로체,쎄라토동호회는 외부에 독립 사이트를 마련,운영 중이다.

2006년부터 매년 한차례 모든 차종이 참여하는 기아클럽연합 전국 모임을 개최,동호회원 간 친목을 다지고 있다.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지난해 행사에는 차량 300여대,동호 회원과 가족 600여명이 참가했다.

GM대우 차종에서는 윈스톰과 젠트라,마티즈동호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윈스톰동호회인 S3X클럽(s3xclub.com)은 컨셉트카 출시 때부터 구성된 모임으로 회원 수가 3만4000여명에 달한다.

연2회 정도 정기모임을 가지며 용품 공동구매와 차량 정보 공유 등의 활동을 주로 벌이고 있다.

마티짱(matizzang)은 경차 마티즈 동호회로 전국적인 모임은 매년 두차례 정도 연다.

르노삼성은 SM3 SM5 SM7 등 차종별 온라인 동호회의 지역별 소모임이 활발하고 쌍용차는 무쏘스포츠 동호회인 클럽MS가 유명하다.

차량이 2006년 단종됐지만 지금도 1만6000여명의 회원들이 오프로드 체험 행사 등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BMW 크라이슬러 혼다 폭스바겐 등 수입차들도 동호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BMW 동호회인 BMW마니아는 회원 수 4만명 돌파를 자축하기 위해 지난 15일 서울에서 영종도 인천공항까지 호쾌한 드라이빙을 즐겼다.

크라이슬러는 계열 브랜드인 지프 차량 보유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2008지프캠프를 강원도 대관령의 오프로드에서 지난 20∼22일 개최해 관심을 모았고 재규어ㆍ랜드로버 역시 같은 날짜에 정선에서 랜드로버 패밀리 행사를 열었다.

폭스바겐 골프GTI 동호회인 포켓로켓 회원들은 레이싱팀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하고 있고 볼보의 C30오너스클럽은 지난 1월 강원도 홍천까지 줄지어 달리는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며 단합을 도모했다.

혼다의 클럽혼다와 마이시빅,푸조의 클럽푸조,포르쉐의 포르쉐클럽코리아 등도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열어가는 동호회 모임들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