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우리도 함께 가자"

대부분 조선업 연관 기업 … 지분참여 제안

SK그룹 계열사 등 30여개의 국내 업체가 지분 참여 형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시켜 달라는 의사를 포스코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 인수전에 앞서 포스코가 선봉장으로 다른 대기업들이 대거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0~40개 정도의 국내 기업이 1~3%가량의 소규모 지분으로 대우조선 인수에 동참하는 방안을 제안,포스코가 이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 지분(지분율 51%) 중 80~90%가량을 보유하고,나머지 10~20%는 파트너사들에 지분을 넘겨 인수에 참여토록 내부 방침을 정했다.

SK그룹 계열사 등 포스코에 '러브콜'을 보낸 기업들은 대부분 조선업과 전.후방 산업 관계인 업체다.

SK의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과정에서 SK에너지나 SK해운 등이 소규모 지분 참여를 하는 방안을 포스코에 제안했다"며 "SK해운은 대우조선 지분 참여를 통해 향후 선박을 발주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업체 중 상당수도 이 같은 이유로 포스코에 대우조선 인수 지분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지분 맞교환을 통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소규모 지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중공업.에너지.건설 등 조선업의 전.후방산업 관련 업체들이 포스코에 대거 지분 참여를 요청했으며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기업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인수 추진 과정에서 포스코에 지분 참여 '러브콜'이 집중되면서,포스코는 파트너사 선정을 위한 자체 기준 마련에 들어갔다.

내부적으로 1000억~2000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가 가능하거나,지분율 1% 이상 매입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선정키로 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 공고가 나오는 시점 전까지 자체 기준을 구체적으로 확정해 지분 참여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투자 규모와 함께 파트너로서 전략적 기준에 적합한지를 따져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여러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함으로써 조선업체 인수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공기업 이미지에 따른 인수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가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합종연횡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GS그룹은 최근 중동의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GS는 내부적으로 대우조선 인수 지분 중 20~30%가량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FI들에 분산시켜 매입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도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2017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비전 아래 FI를 물색 중이다.

두산그룹은 과거 인수.합병(M&A) 노하우를 활용해 공격적인 대우조선 인수 전략을 짜고 있다.

STX그룹도 최근 대우조선 인수 참여를 검토하면서 대우조선 인수전은 5파전으로 확대돼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에 참가하는 기업 모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 만큼 최종 입찰 전까지 이합집산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창민/안재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