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회의 "정운천 장관 발표는 국민저항 모면 술책"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3일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다친 윤모(35) 씨 등 피해자 12명과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상임공동대표 등 고발인 9명 명의로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고소.고발장을 작성해 오늘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소.고발 대상에는 어청수 경찰청장과 한진희 서울경찰청장, 신두호 서울기동단장을 포함해 성명 불상의 경찰기동대 지휘 책임자, 시민들을 폭행한 성명 불상의 경찰기동중대 중대장과 전투(의무)경찰대원등이 포함됐다.

촛불 시위에 참가했다가 쓰러진 채 머리를 군홧발로 짓밟힌 동영상 속 피해자인 A(22.여.서울대 음대) 씨의 경우 "A 씨 본인은 (고소에) 참여하고 싶어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고소인단에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대책회의 관계자는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모(38.대학원생) 씨는 "1일 오전 5시30분께 경찰이 시민들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해 이를 항의했더니 전경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방패로 얼굴을 때렸다.

눈 부위를 방패에 찍혀 눈이 붓고 얼굴이 찢어졌다"고 진술했다.

조 씨가 경찰에 폭행당해 쓰러진 장면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유포되기도 했다.

보도사진을 전공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모 씨도 "사진을 찍으려 현장에 갔는데 경찰이 갑작스럽게 진압을 시작해 뒷걸음질치면서 도망치다가 넘어졌다.

그때 전경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군화발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당해 광대뼈와 안구뼈가 골절됐다"고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30개월 이상 미 쇠고기에 대해 수출을 중단해주도록 미국에 요청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런 통제 없이 국민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시기만을 잠시 뒤로 미룬 것이며 국민 저항을 일시 모면하기 위한 기만책"이라고 비난했다.

대책회의는 "이번 발표는 검역 주권과 국민건강권 회복의 문제를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한정된 것인 양 의도적으로 축소.왜곡하려는 저의를 숨기고 있다"며 "정부가 진정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즉각 재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4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전국의 시민사회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표자회의를 열고 10일로 예정된 `100만 촛불 대행진'을 결의하고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한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