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도입단가 110달러..선박수출 사상최대

5월 무역수지가 10억3천만달러 흑자를 내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행진이 6개월만에 마감했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394억9천만달러, 수입은 384억5천만달러로 10억4만달러의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5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7.2% 급증해 2004년 8월(28.8%) 이후 3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5월 수입액도 작년동월대비 28.8% 늘어 4월 증가율 28.6%에서 소폭 확대됐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째 20% 이상 급증세를 이어갔다.

무역수지가 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고유가 등으로 원유 수입규모가 늘었지만 수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3개월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선박은 단일품목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출액인 49억달러를 달성해 2006년 11월 반도체가 세운 39억4천만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이 13억달러 규모의 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설비) 1척을 나이지리아로 수출한 것이 흑자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월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110.5달러로 작년동월대비 68% 급등했으며 이에 따라 원유 수입액 역시 81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8% 늘었다.

5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이 수요증가와 단가 상승에 따라 118% 급증했고 선박(56%)과 무선통신기기(36%), 철강(33%), 일반기계 (21%), 석유화학(19%), 액정디바이스(18%)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아울러 반도체(5%)는 중국과 대만의 D램 기업이 일부사업을 포기하고 하이닉스가 NAND플래시 감산 발표에 따라 제품가격이 오르면서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자동차(-2%)는 현지생산이 늘면서 감소세를 보였고 컴퓨터(-12%)는 수요 부진에 따라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5월 초부터 20일까지 대(對) 아세안 수출이 45.2% 증가해 가장 높았고 이어 대 중남미(44.3%), 대 중국(32.6%), 대 중동(27.8%), 대 유럽연합(17.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은 경기침에체 따라 5.4% 감소했다.

수입 가운데 원자재는 에너지와 철강 등에서 큰 폭 늘어나면서 작년동기에 비해 49.6% 급증했으며 자본재는 무선통신기기부품(106%)과 액정디바이스(61%) 등이 증가했고 반도체제조용장비(-40%)와 광학기기부품(-14%) 등은 감소했다.

소비재는 농산물(41%)과 승용차(29%) 등을 중심으로 14.7%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국가별 무역수지는 중국(8억7천만달러)과 홍콩(8억8천만달러), 유럽연합(6억6천만달러) 등은 흑자를 기록했으나 중동(-50억9천만달러)과 일본(-17억달러), 미국(-3억2천만달러) 등은 적자를 보였다.

지경부 정재훈 무역정책관은 "무역수지 흑자전환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선박과 석유제품 등 주력품목 수출호조의 영향이 컸다"며 "최근 환율상승 등으로 인한 수출호조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으로 앞으로 두바이유가 배럴당 110달러 이하가 된다면 연간 흑자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재훈 정책관은 또 "FPSO 수출이 40일 정도 앞당진 것을 제외하면 3억달러 정도 적자지만 원유도입 급증을 고려하면 균형에 가깝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5월 완성차 수출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6, 7월에 반영되고 월말부터 원유도입 물량이 줄고 있어서 국제유가가 더 요동치지 않는다면 흑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원유.가스 등 주요 에너지자원의 가격 및 수급동향을 정밀 모니터링하는 한편 중소기업 수출지원과 무역현장 애로 해소, 신규시장 개척 등 수출 촉진을 위한 정책지원을 적극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