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산유량이 많은 이란이 원유 거래시 달러화 결제를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란 국영 석유회사 국제담당 호자톨라 가니미파르드는 이날 이란 파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원유 거래는 유로화와 일본 엔화로 이뤄질 것"이라며 "모든 거래선과 달러화가 아닌 통화로 거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에 원유를 판매할 때는 유로화로,아시아 국가와는 유로화 및 엔화로 원유 판매 대금을 결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유 거래 때 달러화를 기본으로 하는 다른 산유국과 달리 이란은 상당량의 원유 거래를 이미 비(非) 달러화 통화로 바꿨다.

지난해 12월 이란 정부는 원유 거래의 90%를 비 달러화 통화로 전환했다고 밝혔었다.

이란 측은 달러화 결제 중단 이유로 달러화 약세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 판매에서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미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게 이란 정부의 진짜 속셈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이란은 반미 성향의 베네수엘라와 함께 원유의 달러화 결제를 앞장서 반대해 왔다.

이들은 달러화 약세가 원유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유가는 큰폭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3.12달러(2.6%) 떨어진 배럴당 115.63달러로 장을 마쳤다.

두바이유 현물가도 0.84달러 하락한 109.13달러에 마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