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슨모빌의 오랜 주주인 록펠러 가문이 공개적으로 엑슨모빌의 경영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고 엑슨모빌 경영을 지켜보기만 했던 록펠러 가문이 이 같은 관행을 깨고 30일 지배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29일 보도했다.

록펠러 가문은 다음 달 28일 열리는 엑슨모빌 주주총회에 전달할 가문의 요구 사항을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엑슨모빌은 존 D 록펠러 회장이 1882년 설립한 스탠더드오일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의 후손들이 지금도 회사의 지분 일부(미공개)를 보유하고 있다.

록펠러 가문은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뒤에 서서 엑슨모빌 경영진이 업계가 직면한 도전에 새로운 방식으로 대처해나가도록 독려해왔지만 이제 공개적으로 우리의 우려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록펠러 가문은 또 "가문의 구성원 대다수가 엑슨모빌의 방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 보장과 이사회 권한 강화 등 기업지배구조의 변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창업주의 5대손인 피터 오닐 등 록펠러 가문 대표단은 구체적으로 회사의 어떤 방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FT는 과거 록펠러 가문의 일원인 제이 록펠러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엑슨모빌의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전문가인 에이미 마이어 자페 미국 라이스대학 교수는 "록펠러 가문의 성명서는 지금이 석유업계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사람들은 과연 석유회사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뭔지 알고 싶어한다"고 논평했다.

엑슨모빌을 비롯한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최근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석유부국의 국영 석유회사들이 부상하면서 시장점유율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