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盧前대통령 업적…비준동의를"
孫대표 "축산업 피해대책부터 제시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손학규ㆍ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청와대에서 오찬간담회를 갖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쇠고기 수입 개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FTA 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 임기 내 처리와 쇠고기 수입 협상 결과에 대한 이해를 요청했으나,민주당은 FTA 비준안 처리에 앞서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 신경전을 벌였다.

◆"쇠고기 협상 졸속 아니다"

이 대통령은 "(FTA 협상은)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뤄놓은 큰 업적 중 하나인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야당이 비준동의해주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쇠고기 협상은 졸속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참여정부 시절에 세워 놓았던 조건이 성취됐기 때문에 참여정부에서 수립한 일정을 일관성 있게,중단없이 진행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손 대표는 "FTA는 17대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도 있다"며 비준동의 원칙에는 동의했으나 "쇠고기 피해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비준이 어려울 것"이라고 처리 시점에는 이견을 나타냈다.

특히 "피해자에 대한 정서적 상처에 대통령의 깊은 고려가 있어야 하고,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정부가 먼저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25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을 무산시키고 18대 국회로 넘기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FTA는 참여정부가 시작한 만큼 민주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비준동의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피해산업 보상을 위한 구체적 대안과 대책을 제시하면 참고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맞받았다.

◆"남북관계 전향적 자세 필요"

손 대표는 한ㆍ미 정상회담과 관련,"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시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노(no)'라고 한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당선 이후 한반도 평화에 대해 지난 정부의 업적 외에 적극적 발전이 있었는지 회의적"이라면서 "좀 더 남북관계에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제안한 것도 "진지하지 않고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전혀 북한을 적대시하려는 생각이 없다"며 "누구보다 북한 주민의 삶의 질에 관심이 많고 한ㆍ미관계가 남북관계에 압력을 가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연락사무소 제안은 진심으로 이런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