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모기지 대출업체인 HBOS가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런던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미국에선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공동 창업자인 존 메리웨더가 이끄는 헤지펀드 JWM 파트너스가 대규모 손실로 위기에 몰리고,세계 최대 상품선물 중개업체인 MF 글로벌도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잇단 금리인하 등 쏟아지는 대책 속에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동성 공포'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19일 오전(현지시간) 런던 금융시장에선 HBOS가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에 수십억 파운드의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20분 만에 HBOS의 주가가 17% 이상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급기야 BOE가 나서 "일부 금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고 중앙은행이 구제금융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는 '공상'일 뿐"이라고 직접 해명했다.

미국에선 JWM 파트너스의 신용위기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

JWM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10억달러 규모의 '렐러티브 밸류 오퍼튜니티 펀드(RVOF)'가 올 들어서만 24%의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펀드는 안전자산인 우량 채권에 주로 투자해왔다는 점에서 신용경색이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를 촉발시켰다.

지난해 맨 그룹(Man Group)에서 떨어져 나온 MF 글로벌도 18일 주요 고객들이 대규모 환매에 나섰다는 소식이 퍼지며 하루 새 주가가 65%나 추락,베어스턴스에 이어 유동성 위기의 희생양이 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됐다.

월가 관계자는 "시장이 아직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라며 "신용위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