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한때 1600선 깨져

미국에 두 자녀를 유학보낸 정기윤씨(가명.45)는 14일 송금을 하러 은행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송금 환율(전신환 매도율)이 달러당 1007원으로 1000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어제 환율이 980원까지 올랐다고 해서 서둘러 은행을 찾았는데 하룻새 환율이 이렇게 더 치솟았다니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연초만 해도 1만달러를 보낼 때 드는 돈은 936만원 정도였지만 이제는 10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신환 매도율이 1000원을 넘기기는 2006년 1월18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일 연속 상승하며 전날보다 14원90전이나 오른 997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2년2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998원50전을 찍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이 이 정도 오르면 시중은행에서 현찰로 달러를 사거나 해외에 송금할 때의 환율은 1000원을 넘는다.

원.엔환율도 전날보다 14원87전 오른 995원31전까지 뛰며 3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원화 대비 달러가치가 치솟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 하락세는 이어졌다.

도쿄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에 이어 달러당 99엔대에 거래돼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달러화가치는 전날 12년5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인 99.77엔을 기록한데 이어 이날도 99.90엔 선을 맴돌았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사흘 연속 떨어지며 유로당 1.5651달러를 기록,1999년 1월 유로화 도입 후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장중 1600선이 무너졌다가 장 막판에 낙폭을 줄여 15.36포인트(0.95%) 하락한 1600.2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4.10포인트(0.66%) 내린 617.71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평균주가는 191.84엔(1.54%) 떨어져 1만2241.60엔으로 끝났으며,대만 가권지수도 0.60%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3900선 밑으로 내려갔다가 하락폭을 줄여 0.21% 내린 3962.67로 마감했다.

최인한/주용석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