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나 아내로부터 업무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경영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경영인들은 여전히 배우자와 어떤 문제를 상의했다고 공개 석상에서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리고 있고 임직원들 또한 그들의 상사가 '베갯머리 송사'에 귀를 기울이는데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지만 핵심 인력의 고용이나 새 사업분야 진출 같은 중요한 문제를 배우자와 이야기하는 추세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는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의 로버트 밀러 회장은 이 신문을 통해 40년간 결혼생활을 했고 2년 전 사별한 첫 부인은 물론 지금의 부인과도 개인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에 대해 상의했다며 "(아내의) 의견을 꼭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통하는 면이 있고 나를 이해하며 게다가 비밀이 지켜진다"고 말했다.

미국 애틀랜타 소재 영업 컨설팅업체 세일즈 벤치마크의 그레그 알렉산더 최고경영자(CEO)도 중요한 사람을 채용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하며 이때 아내의 반응을 최종 결정 과정에 고려한다고 말했다.

WSJ는 경영인들의 배우자가 대개 비슷한 학력이나 사회적 경험을 갖고 있고 종사하는 분야는 다를지라도 나름대로의 경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배우자들의 충고를 경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채용하려는 사람의 이름 같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충분하다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영인들은 "왜 집에까지 일을 갖고 가냐"며 가정에서 업무와 관련된 대화를 피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