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의 부실 문제가 이번 주 고비를 맞는다.

미국 4위 채권보증업체인 FGIC는 우량 부문과 비우량 부문을 분리해 우량 부문인 지방채 보증 부문을 살리는 방안을 제시했다.그러나 FGIC가 보증을 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을 갖고 있는 금융회사들의 부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FGIC는 회사의 지방채 보증 부문을 떼어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 등은 종전 회사에서 떠안는 것을 골자로 한 회사 분리 방안을 마련해 뉴욕주 보험당국에 지난 15일(현지시간) 허가를 신청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지방채 보증 부문만을 갖게 될 새로운 회사는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지방채의 신용등급도 유지돼 채권을 발행한 지방자치단체나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남는 회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해 회사가 보증한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 등의 가치도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결국 지방채 부문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를 고사시키는 방안이다.작년 말 현재 FGIC가 보증한 채권 규모는 3148억달러로 이 중 2200억달러가 지방채다.

이는 뉴욕주 보험당국이 추진하는 방안이어서 자본확충에 실패하는 다른 채권보증사들도 회사 분리 방안을 따를 전망이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 주지사는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채권보증업체들이 다음 주까지 충분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한다면 지방채의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하기 위해 회사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결국 지방채만을 살리는 '꼬리 자르기식'으로 모노라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뉴욕주의 방침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FGIC가 보증한 다른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이에 따라 은행들은 채권보증업체에 적절한 자본확충을 해주는 대신 회사 분리 방안을 따르지 말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채권보증업체들은 자본확충을 통해 독자생존을 꾀할지,FGIC처럼 회사 분할을 통해 비우량 부문을 고사시킬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