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를 막기 위해 조성되는 750억달러 규모의 '슈퍼펀드'가 올해 안에 출범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3개 대형 은행이 지난주 말 슈퍼펀드 조성에 최종 합의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지난 9월 슈퍼펀드 설립 계획을 발표한 지 두 달 만이다.

씨티그룹 등 해당 은행들은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부터 60여곳의 금융회사에 펀드 참여를 요청한 뒤 12월 말께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새로 출범하는 '슈퍼펀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 이래 돈줄이 끊긴 구조화투자회사(SIVㆍStructured Investment Vehicle)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SIV가 발행한 상위 신용등급 채권을 매입해 자금 압박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SIV는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이 모기지증권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별도 법인으로 최근 신용경색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SIV가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모기지채권이나 회사채 등 보유 자산을 무더기로 내다팔면서 미국 내 채권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펀드 설립에 관여한 은행들은 이번 펀드 조성으로 신용위기에 몰려 있는 금융시장이 한 고비를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기지 관련 보유 자산을 털어내느라 바쁜 투자자들을 다독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슈퍼펀드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규모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슈퍼펀드를 만들어봐야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용어풀이>

◆구조화투자회사(SIV)=대형 은행들이 고수익 투자를 위해 만든 '별동대' 조직.저금리 단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 뒤 모기지 증권,중소기업어음 등 고수익ㆍ고위험 자산을 사들여 상당한 차익을 챙겨 왔다.

그러나 올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보유 증권의 가치가 폭락,위기를 맞았다.

투자자들이 SIV가 발행한 단기 채권을 외면하면서 돈줄이 막혔고 허겁지겁 보유 자산을 팔아치우는 과정에서 미국 금융시장에 신용경색 위기를 촉발했다.

현재 활동 중인 SIV는 30여개에 달하며 4000억달러 안팎의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