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은 이번 방북 기간 중 북측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얼마 전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받은 환대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김정일 위원장은 우선 25명에 달하는 현 회장 일행 전원에게 국빈용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내줬다.

고(故) 정몽헌 회장이 방북했을 때는 수행원들을 고려호텔에 머물게 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치라는 게 현대아산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현 회장과의 면담뿐 아니라 방북 일행을 위한 만찬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1998년 10월30일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처음 백화원에서 만났는데 9년 만에 현 회장 일행이 평양을 다시 방문해 의미가 새롭다"며 "현대가 남북관계의 개척자로서 길을 열었다"고 치켜세웠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은 '몽헌(정몽헌 회장) 선생'과 불고기를 함께 먹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하고 딸 안부를 묻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살갑게 대해줬다"며 "김 위원장은 '대북 사업과 관련해 더 원하는 게 있으면 말씀해달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 회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파격대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현 회장이 편하게 백두산을 둘러볼 수 있도록 특별 수송기까지 내준 것.현 회장은 차를 탄 채로 특별기에 오른 덕분에 백두산 삼지연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흙 한번 밟지 않았다고.

현대그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파격 대우를 해준 것은 결국 현 회장을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잇는 대북사업의 '선장'으로 인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