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력한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발언 직후 한국에 급파된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미국 정부는 비준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힐러리 발언'의 진화 작업에 나섰다.

커틀러 대표보는 16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주한 미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오찬 강연에서 "한·미 FTA는 한국에도 이롭고 미국에도 이로운 것으로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며 "비준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자들의 얘기가 있지만 어려운 협상을 타결했듯 비준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보는 힐러리 발언 직후인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한국 정부와 국회,언론 등에 한·미 FTA에 대한 미국 내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날 '힐러리 발언'의 진의를 묻는 질문에 "정치인의 말에 대해 논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미국 행정부는 한·미 FTA가 미국에 긍정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강력하고 균형잡힌 협정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념비적인 협정''21세기 역사에 기록될 성과 중 하나' 등과 같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언급과 '한·미 FTA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디트로이트뉴스의 사설을 소개하기도 했다.

커틀러 대표보는 "한국에서는 협상 기간에 FTA 이슈가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미국에서는 서명 이후부터 전국적으로 논쟁이 일고 있다"면서 "한국이 어려운 도전들을 성공적으로 풀어나간 것처럼 미국에서도 국민의 과반수가 경제 정치 전략적인 이유에서 한국과 FTA를 맺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 △재계의 적극적인 지지 △언론에 나타난 여론 △의회 분위기 등을 언급하며 한·미 FTA에 대한 미국 내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