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측 수석대표는 16일 "FTA 협정이 미국 의회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중인 커틀러 대표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한미 FTA 민간 대책위원회 공동 주최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오찬회에서 '한미 FTA 그 다음 단계'란 주제로 연설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없다면 (미 의회의) 핵심 의원들이 한미 FTA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커틀러 대표는 "미 전역에서 협정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고 있으며 반대자들과 찬성자들의 목소리가 있다"며 "한국이 어려웠던 이슈들을 풀어냈으므로 미 행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해 양국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있다는 것"이라며 양 국가의 대선 및 총선 일정이 FTA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면서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전과제들을 극복한 것처럼 협정문 비준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회의론자들이 국회 비준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비준이 FTA 협상 단계만큼 어렵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으며 양국의 경제, 정치, 전략적 이해관계에 있어 포기하기엔 중요한 협정"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한국 속담을 언급하며 한미 FTA가 조속히 비준되길 희망했다.

커틀러 대표는 연설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쇠고기 이슈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국제수역사무국(OIE) 정한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라는 것, 즉 위험통제국으로 판정난 만큼 모든 연령의 모든 부위의 쇠고기를 수입해 달라는 것"이라며 "쇠고기 문제가 빨리 해결될수록 한미 FTA 비준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수입된 쇠고기에 뼛조각이 발견된 것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60만개 상자 중 뼛조각이 발견된 것은 10개 미만으로 통계적으로 볼 때 미미한 수치"라며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고 OIE 규정에 부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현재 수입위생조건에 결함이 있고 OIE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새로운 위생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커틀러 대표는 또한 "한미 FTA는 미 국민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강력하고 균형잡힌 협정"이라며 한미 FTA 추가협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일부 미 대선 후보가 FTA 재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그는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하기는 어렵다"며 "미 행정부는 이번 협정이 우리의 미래에 있어 중요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긍정적인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