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공짜로 제공하면서 해외인재 모셔온다"

- 우수과학자 부인일자리까지 알선해주며 귀국설득

사라 마크조워 아드리안 부동산개발 대표는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그리스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 브뤼셀에서 대학을 마쳤다. 1990년대 동구공산권 해체후 유고연방이 쪼개지는 과정에서 발발한 내전을 피해 부모를 따라 외국생활을 했다. 이제 총성이 멎고 경제발전에 나선 크로아티아가 해외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자 귀국했다. 그녀는 정부의 외국인투자유치 관련업무를 보다가 지금은 미국계 부동산개발회사의 대표를 맡고있다.

"발칸은 대표적인 브레인드레인(brain drain; 두뇌유출) 지역있습니다만 이제 '브레인 게인'(brain gain;인 재유치) 을 국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드리간 프리모락 크로아티아 과학 교육 청소년 장관)

경제가 좋다고 하지만 실업률이 아직 10%선인데 해외인력유치가 그렇게 급한가? "내전이 끝나고 경제발전에 나섰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 즉 전문가가 절대 부족한 겁니다. 그래서 해외교민 엘리트를 모셔오는데 총력전을 펼치고있는 거죠. " (피터 하스라처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상공회의소 사무국장)

'브레인 드레인'이 이제는 자산?

크로아티아는 해외인재들을 모셔오기위해 이중국적허용은 기본이고 집을 공짜로 주기로했다. "그냥 공짜로 주려니 아무래도 국내 눈치도 좀 봐야하니까---그래서 일반국민들이 집장만을 할 때 6%를 적용하는데 귀국인재들에겐 1%대의 초저금리로 대출을 해줍니다. 기관별로 집장만할 자금도 대줍니다"(조란 호르바트 투자유치청 차장)

발칸 변혁을 주도하는 해외파

"특히 과학분야는 1천명의 재외동포 과학자들을 뽑아 이들이 크로아티아로 돌아와 정착하거나 교환근무형태로 일할 수 있도록 그들이 원하는 환경을 개별적으로 제공한다.이렇게 공을 들인 결과, 작년에만 미국과 서유럽에서 10명의 일류학자들이 귀국했고 현재 15명이 귀국을 저울질중이다. 집만 거의 공짜로 주는게 아니다. 장기정착을 유도하기위해 부인 일자리까지 알선해준다. 정부기관 임시직은 해외엘리트 부인들에게 많이 돌아간다. 금년 5월에 열린 해외인재초청대회에는 5백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기업경영과 과학기술의 상호협력 방안'등 조국의 경제발전에 절실한 5개 분야 당면 과제를 국내외 학자들이 공동으로 추진키로했다. 이들은 크로아티아의 EU(유럽연합) 조기가입을 위해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백방으로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해외초빙엘리트의 주타겟은 과학자와 시장경제와 서구시스템을 습득한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등 전문가 그룹들이다. 이들 전문가그룹은 주로 내전기에 조국을 떠났던 신세대 이민2세대들이 많다. 해외인재 영입은 자연스럽게 지도층의 세대교체를 촉진하는 동시에 사회전반의 친시장적 시스템개편을 가져오는 동력원이 된다.

'29세 법무장관' 파격 발탁

우선 정부기관장부터 급격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루마니아의 세대교체는 어지러울 정도다.투도르 치우라리유 루마니아 법무장관은 이 나라 역사상 최연소로 29세(현재 31세)에 법무장관직을 맡았다. 그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법학을 전공한 영어와 불어를 자국보다 더 잘한다는 해외파 변호사출신이다. 크리스티안 아돔니티 교육연구청소년 장관은 32세. 아티라 코로디 환경-지속발전장관은 각료중 가장 젊은 30세다. 16명의 각료중 5명이 30대다. 세르비아의 경우 교민엘리트를 정책적으로 모셔오기위해 해외동포장관직을 신설하고 장관부터 해외동포를 모셔다 앉혔다. 밀리카 장관은 튀니지에서 태어난 이민2세로 프랑스 소로본대학에서 공부했다.세르비아도 부크 예레믹 외부장관(캠브리지, 미국 하버드대학), 알렉크산드라 스밀냐닉 정보통신부 장관(프린스톤 대학)등 해외파각료들이 즐비하다.

소피아ㆍ자그레브ㆍ부쿠레슈티ㆍ베오그라드=이동우 부국장 lee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