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미 의회 등에서 일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로 한미 FTA가 성사되지 못하면 동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에서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에 큰 손상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한미 FTA가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와 중산층의 일자리 손실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노조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다 민주당 하원은 어떤 경우에도 한미 FTA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서명한 FTA 협정 중 가장 야심찬 한미 FTA를 통해 세계 10대 경제국이자 미국의 7대 수출시장인 한국의 금융.서비스.농업.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시장을 미국 상품에 보다 크게 개방시킬 수 있다면서 한미 FTA는 또한 동북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중국은 이미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됐고 한중 FTA 협상도 가급적 빨리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뒤 미 의회가 한미 FTA를 부결시킬 경우 이는 한국을 중국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도록 만들고 미국의 영향력을 감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또 미 의회가 우물쭈물하고 있는 반면 유럽연합(EU)도 한국과의 FTA 협상을 서둘고 있다면서 한미 FTA는 어떤 경우에서도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에 커다란 새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어떠한 양자 무역협정도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현재보다 시장을 더 개방하고 국가적으로 득이 되느냐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분명히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이를 부결시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지역에서 미국의 약화와 고립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