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2교대 합의따라 1차 59명 새출발


입사 확정통보를 받고도 노사 갈등으로 일터에 나가지 못했던 현대자동차 입사대기자들이 12일 전주공장에 첫 출근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새내기 '현대인'들이 삼삼오오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10개월전 현대차 입사에 확정된 뒤 노사 대립으로 출근을 못했던 입사대기자 700명중 59명은 지난 9일 노사의 2교대 근무 전환 합의에 따라 이날 설렘 속에 첫 출근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 입사대기자들은 일터를 찾은 기쁨과 함께 인고의 시간을 되뇌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입사자 홍원식(27.전주시 팔복동)씨는 "어려운 결단을 한 노조와 최종 합격 결정을 내려준 회사에 감사한다"면서 "기다림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홍씨는 작년 5월 2만1천명이 응시한 시험에서 1차 서류전형과 3차례에 걸친 면접시험, 신체검사까지 마치고도 최종 합격 여부를 통보받지 못한 채 노사간의 갈등에 막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그는 "곧 출근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에 쉽게 다른 직장을 찾아나서기도 쉽지 않았다"며 "노사협상이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내 가슴도 새카맣게 타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모(32)씨는 "출근이 늦어지면서 입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드는 것은 물론 임신한 아내에게 출근한다고 거짓말을 할 정도로 번민의 나날을 보냈다"면서 아픈 속내를 털어놓았다.

전인기(27.전주시 효자동)씨는 "출근 연기로 고통을 겪었던 가족들에게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줘 무엇보다 기쁘다"며 "앞으로 회사를 내 체취가 물씬 풍기는 삶의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입사대기자 700여명의 채용을 최종 결정하고 이번 주부터 3차에 걸쳐 사내 교육을 한 뒤 다음달 2일 생산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들이 갈등의 시간을 잊고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순간을 잘 극복하고 일터로 온 새내기 근로자들이 앞으로 세계 속의 현대차를 만들어가는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