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28일 서울 충무로 본점 본관 단장을 마치고 일반 고객들에게 문을 열었다.

지상 6층,지하 1층,총면적 3400여평에 에르메스,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258개의 수입 브랜드가 입점,명품관으로 모습을 바꾼 본관의 이날 개관식 하이라이트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현장 챙기기'였다.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4년 백화점 2호점인 영등포점 개점 행사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을 수행하는 자격이었으며,신세계가 1997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이후는 물론 그 이듬해 회장에 오른 뒤에도 공식 행사에는 나온 적이 없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사업의 상징인 본관에 대한 이 회장의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이며,명품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무언(無言)의 메시지로 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서는 특히 이 회장의 '패션 코드'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같이 신세계 본관에 입점한 브랜드 제품을 착용한 것.왼쪽 가슴에 꽂고 나온 브로치는 '반클리프&아펠스'의 제품으로 이 회장이 10여년 전 10만달러를 주고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관 지상 1층에 입점해 있는 '반클리프&아펠스' 관계자는 "지난 26일 이 회장이 매장을 방문해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장식된 브로치를 소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직접 착용하고 나올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이 회장이 입은 검은색 정장은 본관 지상 2층에 입점해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랙 라벨' 정장.'공교롭게도' 이 회장 옆에는 테이프 커팅식에 참석키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존 훅스 조르지오 아르마니 사장이 함께 했다.

훅스 사장이 "chic(멋있다)"이라고 인사말을 짧게 건네는 모습이 목격됐다.

블랙 라벨 관계자는 "매장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핸드백과 손목시계에도 본관 입점 브랜드에 대한 '배려'를 담았다.

이 회장은 지난 26일 국내 백화점에선 처음으로 입점한 지상 1층 에르메스 매장을 방문하면서 무광택 악어가죽으로 만든 '에르메스' 핸드백(3500여만원)을 오른쪽 손목에 들었고,지하 1층 카르티에 매장 직원을 격려할 때도 왼쪽 손목에 '카르티에' 주얼리 손목시계를 착용했었다.

한편 정용진 부회장은 이날 본관 개관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회장께서 수시로 고객들의 민원이나 정보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며 "명품관인 본관의 이름을 따로 짓지 않은 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품관 개장으로 이제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됐다"며 "영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2~3년 뒤에는 신세계의 주가가 100만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담당 장선윤 상무(신격호 그룹회장 외손녀)가 이날 점심시간 직후 검은색 티에 청바지를 입은 캐주얼 차림으로 신세계 본관을 방문,눈길을 끌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