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 사흘째인 13일(현지시각) 공산품 관세 분야가 소폭 진전을 보이면서 상품무역 분과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우리측 핵심 요구중 하나였던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특례인정 논의도 6자회담 타결에 힘입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이날 상품무역과 원산지.통관, 의약품, 금융, 투자 등 모두 17개 분과 및 작업반 회의를 열고 절충안을 모색했다.

특히 상품무역 분야에서는 양측이 일부 중간단계 품목의 관세철폐 이행시기를 앞당기는데 합의했다.

이혜민 상품무역분과장은 "미국이 교역액 5억달러 규모 상품의 철폐기간을 앞당겼고 이중 78개 품목은 즉시 철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며 "세탁기와 브라운관 TV의 관세는 즉시 철폐하고 LCD모니터는 관세철폐 기간을 종전 5년에서 3년으로 앞당겼다"고 말했다.

우리측도 4억달러 상당 품목의 관세철폐 이행시기를 앞당겼다.

그러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민감품목은 아직 미합의 상태로, 현재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기철폐 문제는 우리측의 배기량 기준 세제 개선 등과 함께 수석대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상품무역 분야의 관세 양허(개방) 개선은 실질적으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7차 협상에서 상품무역 분과회의가 통신.전자상거래 분과에 이어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분명히 이번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적기 타결이 가능할 것 같다"고 협상 진행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6자회담의 진전이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특례인정 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고 실무 협상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계속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전날 고위급 협상에 이어 분과회의가 개시된 섬유분야에서 200여개 품목의 즉시 관세철폐를 비롯해 전 품목의 5년내 철폐라는 우리측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는 내용의 수정 양허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도 미국의 원사기준 원산지 판정방식(얀포워드)에 대한 개선 요구 수준을 일부 조정한 절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섬유분야 고위급 협상을 맡고 있는 산업자원부 김영학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은 "우리측이 원사기준 제외를 주장했던 85개 품목은 과거에 조사한 것을 토대로 한 원칙적인 것"이라며 "약간의 품목 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등 다른 분야에서도 절충안을 모색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만복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장은 약가 관련 분쟁에 대한 이의신청 보장을 주장하는 미측의 요구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경수현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