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업체 월마트는 노조 결성을 방해하고 소비자에게 인색한 '악덕 기업'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래서는 기업 활동이 힘들다고 판단한 경영진은 새로운 홍보전략을 짰다.

'월마트'란 정치인의 가상 선거운동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을 내리고 임금 의료비 등 노동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이 감소하는 사태를 맞았다.

미국인들은 정치를 소재로 한 광고를 싫어한다는 점을 간과했던 것이다.

미국 경제·경영 월간지인 비즈니스2.0은 최신호(1월호)에서 작년에 저질러진 '어처구니없는 비즈니스 실수 101가지'를 소개하며 월마트에 불명예스런 '대상'(사진)을 수여했다.

고객서비스 분야 대상은 케이블TV 회사인 컴캐스트에 돌아갔다.

한 애프터서비스 직원이 고객 집에서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하면서 "우리 회사는 서비스도 나쁜데다 요금도 비싸다"는 등 회사 욕을 해댄 것이 화근이 됐다.

이 장면이 고스란히 고객의 홈비디오에 찍혀 인터넷 인기 동영상물이 됐다.

마케팅 부문에선 스타벅스가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

한 고객에게 무료 커피 쿠폰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는데 이 쿠폰에는 지역 제한도 없고 누구라도 출력이 가능했던 게 문제였다.

결국 인터넷에 파다하게 퍼지면서 공유되고 말았다.

스타벅스는 서비스를 못한다고 맞서면서 이미지를 구겼다.

홈데포에서 물러난 전 최고경영자 로버트 나델리는 주주관리(IR) 분야에서 홈데포가 상을 받는 데 일조했다.

홈데포의 주가가 폭락했는 데도 나델리 CEO에게 거액의 연봉이 계속 지급되자 투자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던 것.그는 최근 퇴직하면서 2억1000만달러를 추가로 챙겼다.

영국 식품회사인 HR 하그리브스&선은 햄소시지 제품 겉봉의 함유 성분란에 '개똥'이라고 쓴 한 직원의 장난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비즈니스2.0은 이 밖에 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비자금 조성 사건도 경영 실수로 꼽았다.

작년 9월 그리스 정부가 2000년 이후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5%에 달했다고 상향 수정했다가 유럽연합(EU)에 내는 분담금이 연간 6억달러로 늘어난 것도 '한심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