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덕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이 시대에는 지식이 곧 경쟁력이다. 지식의 생산주기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작업방식의 디지털화로 지속적으로 단축되고 있다. 새 지식의 창출은 새 직업을 탄생시키고,업무 범위와 속도도 크게 확장시켰다. PC가 필수품이 되면서 타자수라는 직업은 벌써 사라졌고,웹 디자이너,시스템 애널리스트와 같은 새 직업이 생겼다.

새로운 지식의 창출은 같은 직업이라도 일의 내용이나 방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설계의 경우 과거에는 T자와 제도기로 도면을 그렸으나 지금은 CAD를 이용해 3차원 공간설계까지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다.

개인에게 요구되는 직무 능력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개인 기호에 따른 수요가 다양해지고 빠르게 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한 조직 내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해짐에 따라 권한 위임과 함께 일선 실무 담당자 개개인의 판단력과 업무 수행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새 지식의 지속적인 습득 및 유지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개인이 새 지식을 습득·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가 많을수록,그리고 조직과 국가가 그러한 사람들을 많이 보유할수록 그 개인,조직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은 커질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인은 자신의 평생고용 가능성(lifelong employability) 제고를 위해 필요한 새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활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경력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새 지식과 기술을 익힐 것인가를 결정하고,필요한 경우 회사와 정부의 도움을 요청한다. 이는 일차적으로 개인의 과제이자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사회 역시 공동 책임이 있다. 기업,정부 등 사회는 개인이 새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는 모든 개인을 인재로 만들기 위한 '사회학습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교 교육 후 노동시장에서의 인적자원개발 투자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생산현장의 점진적인 혁신,노동시장의 안정성과 유연성 확보,노동력 간 평등한 숙련 구성,그리고 활동적 고령화(active aging) 여건 조성 등은 우리나라가 국제경쟁력을 갖고,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러한 필수조건은 근로자의 평생 직업능력 개발을 통해 충족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도전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기업,노동계 간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요청된다. 근로자의 평생 직업능력 개발이 노사협의의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 노사관계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사람만이 우리의 희망이라는 공동 인식 아래 노·사·정 각 주체들이 서로 연대해 인재 육성에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