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나타내는 쿼터(의결권)가 8년 만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도 국제금융기구에서 경제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IMF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어 한국의 IMF 쿼터를 0.764%에서 1.346%로 배 가까이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마련했다.

한국의 발언권이 그만큼 커지게 됐다는 것이다.

IMF의 출자비율은 국내총생산(GDP) 외환보유액 등 4개 지표를 근거로 결정된다.

한국의 경우 GDP가 전 세계의 1.6%에 달하지만 IMF 출자비율은 절반 수준인 0.764%에 불과했다.

1998년 이후 한 차례도 조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IMF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쿼터를 높이려면 19억2000만달러(약 1조8400억원)를 추가로 출자해야 한다.

IMF 결의안에는 한국을 비롯 중국 멕시코 터키 등 4개국의 쿼터를 높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IMF는 오는 19~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이 방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이번 방안은 IMF 총회에서 공식 채택되는 즉시 발효된다.

로드리고 데 라토 IMF 총재는 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쿼터가 회원국들의 실제 경제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돼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차원에서 한국 등 4개국의 쿼터 상향조정 방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