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업체 추격은 특허로 따돌린다.

' LG전자 LG필립스LCD 등 LG그룹 전자계열사들이 대만업체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이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대만 3개 PC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승소한 데 이어 LG필립스LCD도 대만의 CPT 타퉁 등과의 특허분쟁에서 승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만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기해 온 특허소송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특히 LG필립스LCD가 최근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특허소송은 국내 기업이 미국 법정에서 벌인 특허분쟁 사상 최대액인 5240만달러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필립스LCD는 2005년 5월 대만의 타퉁과 CPT 등을 상대로 '정전기로부터 패널을 보호하기 위한 LCD제조기술'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미국 연방법원 배심원은 지난달 28일 "CPT의 고의적 침해여부가 인정된다"며 최소 5240만달러의 피해보상을 결정했다. 판사가 피해보상액을 배심원 평결보다 최대 3배까지 부과할 수 있는 만큼 LG필립스LCD가 받을 수 있는 피해보상금은 최대 1억5000만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어 타퉁과 CPT의 부담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미 연방법원은 향후 6개월 내 최종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LG필립스LCD는 이에 앞서 LCD패널의 사이드마운팅과 리어 마운트 기술침해와 관련,대만의 CPT와 타퉁 등을 상대로 별도의 특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02년 CPT의 사이드마운팅 특허 침해로 제기한 소송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중재위원회가 LG필립스LCD측의 손을 들어줬으며 리어 마운트패널 기술 소송은 현재 영국과 미국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특허 소송이 CPT 등 특정 대만업체에 집중된 데 대해 LG필립스LCD 관계자는 "특허 소송을 남발해 전선을 넓히기보다 한 업체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제기해 타 업체들에 학습효과를 주는 게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특허소송을 통한 대만업체 견제에 한몫 거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대만 콴타,콤팔,FIC 등 3개 PC업체의 특허침해 사실을 미연방상소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아 이들 업체들을 비롯한 30개 업체와 로열티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허소송을 제기하면 소송을 통한 보상못지 않게 후발주자에 대한 심리적 견제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에 효과는 배가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