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의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꿈'을 이룬 회사도 적지 않다.

정도경영,현지업체와 파트너십 강화,정책을 미리 읽는 안목 등이 성공의 열쇠였다.

톈진 국제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탕구 보세구에는 천해공업이 세운 산업용 고압가스용기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분야 단일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에 온 지 16년,연간 생산규모가 140만개에 달한다. 2년 전의 60만개보다 배 이상 늘었다.

천해공업은 처음부터 저임금에 의지하지 않고 품질로 승부했다.

공장을 돌릴 때부터 한국기업들이 외면했던 산재 의료 등 5대 사회보험에 가입했다.

당시엔 법을 지키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보이던 때였다.

하지만 종업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줄 때 좋은 품질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오종수 회장은 "한 개의 불량품이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품질관리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며 "정도를 걸은 게 기업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회고했다.

베이징의 왕징과학기술단지에 있는 C&K는 정책방향을 먼저 읽어 성공의 끈을 잡을 수 있었다. C&K는 PC방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시장이 막 생겨나기 시작한 2003년부터 후난성 샨시성 등 16개 성(省)의 PC방에 소프트웨어를 깔았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280만여대의 PC에서 이 회사 제품이 돌아가고 있다.

김근수 사장은 "중국 정부가 음란사이트 차단 등을 위해 PC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을 보고 감을 잡았다"며 "곧바로 지방 정부에 서버를 두고 관리소프트웨어를 PC방에 깔았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성공. 최근에는 KTB의 권성문 회장이 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인정,투자했다.

한성엘컴텍은 현지업체를 파트너로 적극 육성한 케이스다.

허베이성 런추시에 있는 한성엘컴텍 공장은 세계 전자레인지용 고압 콘덴서 시장의 52%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법인을 책임지고 있는 한삼수 회장은 "폭죽 종이를 만들던 현지업체를 중국 4대 콘덴서 종이 업체로 키워 협력관계를 맺은 덕에 2004년 파동으로 콘덴서 종이 가격이 40%나 급등할 때도 5%만 인상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