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CD 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계의 '이자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91일물 CD 유통수익률은 최근 5영업일 동안 4일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연 4.64%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3월 말 연 4.69%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표적 단기금리 지표인 CD 금리는 지난해 7월22일 연 3.48%까지 떨어졌으나 그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 및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상승세로 전환,1년여 동안 1.16%포인트 급등했다.

금융계는 한국은행의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CD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D금리 상승은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을 증대시키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금리부 대출 금리가 지난 10일 연 5.41~6.61%에서 18일부터 연 5.44~6.64%로 0.03%포인트 인상되는 등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잇따라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중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조치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부과하거나 할인 금리를 폐지하는 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렸지만 이달 들어서는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이자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 인상은 신규 대출자에게만 해당하지만 CD 금리는 신규는 물론 기존 대출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 말 현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조7559억원이며 이 중 90% 이상(180조원)이 CD 금리에 연동돼 대출 이자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시장금리 연동 대출이다.

최근 1년간 CD 금리가 1.16%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 개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연간 2조880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 연구원은 "3분기에 CD 금리가 급등할 여지가 많다"며 "연말에는 연 5% 이상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금융계는 가계 대출의 기준 금리인 CD 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금리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금리는 실거래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CD 등록발행제(실명 거래)로 인해 발행 물량이 줄어들어 단기물 지표로서의 유용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협회가 매일 고시하는 CD 수익률은 10개 증권사로부터 매일 호가를 접수,이를 평균해 산출된다.

한 증권사 채권팀장은 "CD 금리는 각 증권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호가를 불러 증권업협회에 통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최근 이성태 한은 총재 초청으로 열린 월례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도 "CD 금리를 대신할 새로운 기준 금리로 코리보(국내 은행 간 단기기준 금리),91일물 통안증권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기준 금리 변경으로 예상되는 각종 영향을 감안할 때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