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온적 구조조정 등 원인.."양사 모두 5년이 고비"

그간 미국 자동차 업계의 이른바 '빅 3'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GM)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나마 경영 상황이 나은 것으로 평가되던 포드가 미온적인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이제는 도산 가능성이 GM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금융시장이 판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포드가 채무 불이행시를 대비한 보험료에서 처음으로 GM을 상회했다면서 이는 포드가 GM보다 도산 확률이 높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주가에서도 GM은 올들어 경영상황이 상대적으로 개선되면서 지금까지 42% 회복된데 반해 포드는 이번주 주당 6.38달러까지 주저앉아 지난 52주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는 포드가 오는 2008년까지 북미시장에서 흑자로 돌아서겠다며 야심차게 발표한 '웨이 포워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시장이 신뢰하지 않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포드와 GM은 이미 신용평가회사들에 의해 지난해 '투기 등급'으로 추락한 바 있다.

양사는 일본 메이커들에 비해 노동과 의료복지 부담 등이 높은 상황에서 자동차 한대당 1천달러가 넘는 상대적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드는 채무 불이행으로부터 5년간 보호받기 위한 연간 부담률이 지난 21일 현재 9.39%로 상승한 것으로 전문평가기관인 마르킷이 분석했다.

GM의 경우 9.26%로 포드보다 낮게 나타났다.

양사는 지난 20일만도 해도 부담률이 거의 같았다.

그만큼 포드가 상대적으로 더 악화됐다는 얘기다.

디폴트스왑마켓의 디폴트보호율도 지난 1월 기준으로 GM이 13%를 넘어선데 반해 포드는 지난 6개월 사이 8-10%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것이 최근 몇주 사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조정전문 컨설팅사 알릭스 파트너스 관계자는 "포드가 상대적으로 늦게 구조조정을 시작했다"면서 "그나마 작업도 느리고 투명성이 덜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구조조정 전문가도 포드의 공장폐쇄 계획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면서 과연 확고한 구조조정 의지가 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특히 중간 간부들이 전직을 위해 헤트헌터들과 부단히 접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경영회생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인물이 '손에 피를 묻혀본 경험'이 별로 없는 것도 시장에서 포드의 장래를 우려하는 변수의 하나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 때문에 현 상태로 볼 때 포드와 GM이 5년안에 파산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