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인상으로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수입차업계는 오히려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럭셔리 SUV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는데,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구매자의 연료비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수입 SUV 판매대수는 판매차종 증가와 전체 수입차 시장 확대가 맞물려 2003년 2천806대, 2004년 4천396대, 작년 4천924대 등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셰의 수입판매사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최근 SUV 카이엔 터보S를 출시했다. 국내에 선보인 SUV중 최고가인 터보S는 프리미엄 패키지형 가격이 1억9천900만원으로 2억원에 육박한다.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배기량 4천511cc V8 파워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521 마력(5천500rpm), 최고시속 270㎞, 100㎞ 도달 시간 5.2초 등 웬만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20-30대때 스포츠카를 타다 가족을 꾸린 이들이 카이엔으로 바꿔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이달 초 고급 SUV 뉴 M-클래스를 내놓았다. 뉴 M-클래스는 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돼 있는 모노코크 방식이 적용돼 승차감 과 안정성이 뛰어나며, 기존 M-클래스보다 차체는 커졌지만 높이는 낮아져 한층 스 포티한 인상을 풍긴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역시 휘발유를 연료로 쓴다. 가격이 1억원이 육박함에도 출시 2주만에 계약대수가 100대를 넘었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에 앞서 고객 8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승행사를 진행했다"면서 "작년 4월 구 모델이 단종된 뒤 10개월만에 나오는 SUV라서 그런지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럭셔리 SU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차종은 BMW의 X5. 3천cc와 4천400cc 등 두 가지 모델로 가격이 1억원 안팎인 X5는 작년에 502대가 팔려 혼다 CR-V(1천288대), 렉서스 RX330(705대) 등과 함께 수입 SUV 3강을 형성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X시리즈는 스포츠세단의 주행성능 및 승차감과 함께 4륜구동의 파워, 넓은 적재함 등 오프로드 자동차의 강점을 결합한 모델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투아렉도 연 100여대가 팔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SUV. 열쇠를 꺼낼 필요없이 차문이 열리고 시동이 걸리는 키리스(Keyless) 시스템을 채택하고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별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는 등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기능을 갖췄다. 가솔린모델로 V8 4.2와 V6 3.2, 디젤모델은 V6 3.0 TDI이 있는데 최근 불필요한 옵션을 제외해 가격 거품을 뺐다. 아울러 SUV의 대명사로 통했던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3와 세단 못지않은 안락함이 돋보이는 인피니티의 FX시리즈 등도 개성이 돋보이는 SUV 모델이다. 한편 도요타코리아는 RX330을 대체할 RX350을 이르면 다음달 출시하고 아우디코리아도 하반기에 자사 최초의 SUV모델인 Q7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국내 럭셔리 SUV시장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