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도요타 자동차는 우스웠다. 처음 본 현대차도 우스웠다. 아직 몇년 후의 일이지만, 위협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쇼에 중국 자동차 업체 길리가 첫 선을 보인 데 대한 미국 자동차 '빅3'의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M) 부회장 로버트 루츠의 반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라이슬러의 톰 라소다 사장 역시 중국 차가 "2010년말 혹은 2010년대 초까지는 무시할 수 없는 확실한 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통신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디트로이트 자동차쇼에서 요란하게 신형 모델들을 선보였지만, "중국에서 새로온 회사를 포함해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조용한 가운데 시선을 사로잡았다"며 중국 차를 소개했다. 미국 시장을 잠식해들어가는 일본과 한국 차에 놀란 미국 업체들이 중국 차의 등장에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GM과 포드가 당장 파산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자신들의 핵심 시장인 북미시장에서 승용차와 트럭 판매 전망이 이처럼 어두울 때가 거의 없었다. 주로 일본 업체들의 인정사정없는 부상과 그 다음엔 한국 업체과 경쟁 때문이지만, 이제는 중국도 있는 것 같다" 통신은 "저비용의 아시아국" 중국으로부터 온 신진 자동차 업체 길리의 창업자인 리 슈후(43) 회장과 인터뷰 내용도 전하면서 리 회장의 조심스러운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소개했다. 리 회장은 "미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며 "사방에 도전이 있으나 최대의 도전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보다 훨씬 엄한 미국의 자동차 안전도와 배기가스 등의 엄격한 기준을 맞춰야 하는 데다 기성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고, 자동차에 정통한 미국 소비자들에게 이름없는 중국 차를 팔 딜러망과 사후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등의 어려움을 가리킨 것이다. 길리는 저.중소득층의 틈새시장을 겨냥, 1만달러 이하짜리 5인승 승용차를 내놓고 시장이 반응을 볼 계획이다. "그후는 우리 하기에 달렸겠지만, 저소득층 시장에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 생각"이라고 리 회장은 말하고 2015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2%를 점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미국 시장이 우리에게 결정적이고, 그래서 여기 왔다"고 말했다. 길리는 이르면 2008년초 미국 시장에 첫 수출할 예정이다. 이는 외국 자동차에 시장을 내주고 있는 미국 거대 자동차 회사들에는 물론 "길리처럼, 양질의 차를 값싸게 파는 전략인 현대 등 다른 아시아 자동차들에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